[People of B·RISE]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전무 황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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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26
부산형 RISE의 핵심은 지역 산업과 대학의 연구·교육 공간을 연결하고 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상생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있습니다.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계, 지역사회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함께 비전을 설계하고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부산 산업계의 든든한 기둥인 조선·해양 산업은 복합 기술 산업으로 확대되며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부산형 RISE의 공동 설계자이자 지역 혁신의 실행 주체로서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거버넌스적인 관점에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변화의 방향을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과 부산의 조선·해양 산업
Q.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부산·경남 지역 조선해양 기자재 기업 약 380여 개사가 참여하고 있는 산업 대표 단체입니다. 대형 조선소가 선박을 건조하는 완성 산업이라면, 회원사들은 엔진, 배관, 밸브, 전장 시스템, 친환경 설비 등 선박을 구성하는 핵심 기자재를 생산합니다. 선박 한 척에는 수천 개의 기자재가 들어가며, 각각의 기술력과 품질이 대한민국 조선 경쟁력의 기반이 됩니다.
조합은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산업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 공동 개척, 글로벌 전시회 참가 및 수출 지원, 공동 물류·공동 구매 체계 운영, 기술 인증 및 국제 규제 대응 지원, 정부 및 지자체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지역 조선·해양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선박 전환, 스마트 기자재 개발, 디지털 공정 도입 등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R&D 연계와 산학협력 확대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자재 산업은 조선산업의 기반이며, 완성선 경쟁력 또한 기자재 기업의 기술력에서 출발합니다.
부산은 대한민국 조선·해양 산업의 핵심 거점이며, 조합은 그 중심에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변화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고 있습니다
Q. 최근 MASGA 프로젝트 등으로 조선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A. 현재의 흐름은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 재편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같이 주요 국가들이 자국 조선 역량을 전략산업 차원에서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산업 보호나 일자리 정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조선산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해양 안보와 방산 가치입니다. 해상 물류와 군수 체계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고 조선 역량은 전략 자산이 됩니다. 둘째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입니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 등으로 세계 각국은 해상 물류와 선박 확보 능력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셋째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입니다. IMO 환경 규제 강화와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LNG·암모니아·수소 추진선 수요가 증가하며 조선은 에너지 전환을 실행하는 핵심 산업이 되고 있습니다.
조선은 이제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기술·안보·환경이 결합된 복합 전략 산업입니다. 향후 경쟁은 기술 자체보다 인재, 연구 인프라, 산업 생태계, 정책 연계가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기술 초격차를 넘어 인재, 연구 인프라, 산업 생태계, 정책 연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조선산업이 전략산업으로 재정의되는 지금, 부산은 다시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단순한 생산 거점이 아니라, 전략 산업 전환의 핵심축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가 다시 조선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부산의 미래 산업 지형도 달라질 것입니다.
부산은 대한민국 조선·해양 산업의 핵심 거점이며, 조합은 그 중심에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변화의 방향을 함께 설계하고 있습니다.
부산의 조선산업이 체감하는 부산형 RISE 체계
Q. 이러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부산형 RISE의 의미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부산형 RISE는 단순한 대학 지원사업이 아니라 지역 전략산업과 대학을 구조적으로 연결하는 혁신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산업 현장의 수요가 대학 교육과 바로 연결되기 어려웠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인재상이 교육 과정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RISE 이후에는 기업이 교육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고 대학이 산업 전환에 맞는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산업과 교육이 사후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설계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해양 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기술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산업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렵고 연구와 인재 양성이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합니다. RISE는 지산학이 함께 전환을 준비하는 체계라고 판단합니다.
Q.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부산형 Open UIC에 대한 견해를 여쭙고 싶습니다.
A. Open UIC는 산학협력을 열린 구조로 확장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대학 내부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기업은 결과를 활용하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산업 전환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졌습니다.
기업이 교육 설계에 직접 참여하고 대학의 연구·교육 공간이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며 프로젝트 단위로 공동 인재를 양성하는 Open UIC 구조는 교육과 실제 현장의 간극을 메우는 효율적인 모델입니다. 특히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은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개별 기업이 자체 연구소를 충분히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Open UIC는 공동 연구와 공동 인재 양성이 가능한 플랫폼이자 공동 R&D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Q. 부산형 RISE 도입 이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변화한 점이 궁금합니다.
A. 과거에도 산학협력은 존재했지만 대부분 공모 사업 중심의 단기 프로젝트에 머물렀습니다. 산업의 구조적 수요가 교육과 연구 설계 단계에 반영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재는 기업이 단순 수요자가 아니라 교육과 연구 설계 단계에 참여하는 주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학 역시 산업계를 단순히 취업처가 아니라 공동 설계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의 요구가 정책과 교육 과정에 반영되는 속도도 이전보다 빨라졌습니다. 프로젝트 단위 협의체와 분과 중심 논의 구조가 정례화되면서 연결 속도와 밀도가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기자재 분야에서는 산업 수요가 교육과 연구 의제로 바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개별 과제 중심으로 협력이 이루어졌다면, 현재는 산업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인재 양성, 연구, 기업 지원이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선박 확대와 같은 산업 흐름이 대학 커리큘럼 개편, 공동 R&D, 현장 실습 및 인턴십 연계, 기업 기술 매칭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점차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참여 환경도 개선되었습니다. 조합이나 플랫폼을 통한 집단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개별 기업이 직접 협력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었고 산업 전반의 참여 저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RISE는 단순한 예산 사업을 넘어 산업과 대학이 함께 설계하고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지속된다면, 부산 조선·해양 산업은 단순 생산 경쟁을 넘어 전환 대응 역량을 갖춘 전략 산업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Q.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A. 조선산업이 복합 기술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요구되는 인재상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현장 이해형 인재입니다. 공정의 흐름을 이해하고 팀 단위 작업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며 이론 중심 지식보다 현장 맥락 이해가 중요합니다.
둘째는 디지털·AI 기반 기술을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입니다. 디지털 트윈 설계, 스마트 생산 공정, 데이터 기반 품질관리 등으로 인해 기계·전기·전자 분야 모두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이해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셋째는 문제 해결 중심의 프로젝트형 인재입니다. 현장 문제는 매번 다르기 때문에 매뉴얼 수행 능력보다 문제 정의와 해결 능력,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요구됩니다.
넷째는 글로벌 협업 역량입니다. 조선은 국제 산업으로 다양한 국가의 선주·공급망과 협업하기 때문에 국제 규범 이해와 다문화 협업 능력이 필요합니다.
조선이 전략산업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만큼 인재 역시 전략적으로 양성해야 합니다. 단순히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전환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재를 전략적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산업과 대학은 사후적으로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전환을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부산형 RISE의 지속 조건과 산업계 제언
Q. 부산형 RISE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데 필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산업은 단기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설비 투자, 인재 채용, 연구 개발은 모두 중장기 계획에 기반하기 때문에 정책 역시 동일한 시간 축에서 운영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정책의 일관성과 중장기 로드맵입니다. RISE 역시 단년도 사업이 아니라 부산 산업 전략과 연결된 인재·연구 체계로 명확히 제시되어야 기업의 참여와 투자가 가능합니다.
둘째는 산업 참여 인센티브입니다. 특히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에서는 참여 부담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여가 ‘의무’가 아니라 ‘기회’가 되려면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공동 R&D 지원, 현장 실습 인력 매칭, 기술 매칭 플랫폼 고도화 등 체감 가능한 구조가 필요합니다.
셋째는 중소기업 친화적 참여 구조입니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은 개별 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플랫폼을 통해 집단 참여가 가능하도록 하고, 조합이나 산업단체가 중간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참여 저변도 확대됩니다.
넷째는 성과의 가시화입니다. 기업은 성과를 통해 판단합니다. RISE를 통해 채용 증가, 기술 고도화, 공동 프로젝트 사업화 등 구체적 성과가 공유되어야 정책 신뢰가 형성될 것입니다.
산업과 대학이 함께 설계한 체계라면, 지속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부산이 조선·해양 산업의 전환기에 서 있는 만큼, RISE 역시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전략적 동반 성장 구조’로 발전해야 합니다. RISE가 단기 사업이 아니라 부산 조선·해양 산업의 전략 인프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세계는 지금 조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그 경쟁력은 결국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은 완성선, 기자재 기업,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집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이 자산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산학협력은 단순한 공동 연구를 넘어 ‘Lab to Market’, 즉 대학의 연구 성과가 사업화를 통해 기업의 매출과 수출로 연결되는 ‘실용적·시장지향형 체계’로 고도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가 연구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산업 현장의 기술 수요와 연계되고, 기업의 성장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의 성과를 대학과 기업이 함께 관리하고,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과 직접 연결하는 공동 성과 관리 체계가 중요합니다. 인재 양성, 공동 R&D, 기술 이전, 현장 실증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산학협력은 정책 사업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만드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부산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은 이러한 구조가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기업의 수요를 모으고, 대학과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의 경쟁력이 곧 조선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 아래, 부산형 RISE가 지역 전략산업의 실질적인 성장 체계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Lab to Market, 대학의 연구는 기업 성장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 성장이 수출 경쟁력이 되는 산학협력 구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