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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뉴스] [인터뷰]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

  • 관리자
  • 조회수 9
2026-09-09

수도권 일극화·지방대 위기
부울경 하나로 이은 '초광역' 앵커체계 필요
지방대학, 산업적 시각 확대로 지역경제의 허브 돼야
대학·기업·청년 연결해 '교육→기술→일자리→정주' 선순환 만들어야

수도권 일극화가 가속화되면서 지역의 인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방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까지 겹치면서 재정위기를 감당하기 힘겨운 양상이다. 지역에 남은 청년층 역시 취업만으로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지면서 창업 등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창업기업의 생존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통계청의 2024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5.7%로 전국 17개 시·도 평균을 밑돈다.

이같은 인재유출과 지역대학 위기로 인한 산업인력 미스매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기존의 ‘부산 단위’ 인재양성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해법으로 ‘부울경 초광역 앵커센터’를 제시했다.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산업·생활권’으로 묶어 대학과 기업 및 청년을 연결하는 초광역 인재양성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특히 “정부의 ‘5극3특’ 체제 방침에 발맞춰 인재양성 역시 광역권 단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부산을 중심으로 남부해양수도권 전체를 바라보고 인재공급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재는 산업과 일자리를 통한 삶의 기회를 보고 움직인다”며, 이것이 “부울경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초광역 앵커체제'로 재편돼야 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역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은 ‘사람’과 ‘일자리’,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지역 생태계라는 결론에 이른다. 김 센터장은 “대학은 교육기관이라는 기존의 틀을 넘어 지역의 경제와 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넓혀야 할 것”이라며, “부산앵커센터는 이 과정에서 개방과 포용을 기본 가치로 대학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부산앵커센터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부산앵커센터는 부산지역의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이 지역발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이다. 지난 2024년 8월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부설기관으로 신설됐다. 부산지역 대학과 산업을 연계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의 성장과 지역 안착을 지원하는 앵커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총 1341억 원 규모의 4대 프로젝트·12개 핵심과제 등 부산형 앵커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현재 센터장을 포함해 28명이 부산형 앵커사업의 기획부터 평가와 성과관리, 광역·기초지자체와 대학·기업 간 협력체계 구축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부산지역 20개 대학의 사업단장들과 매월 정례협의회를 열어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 현재 부산지역 대학이 안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수도권 집중과 학령인구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학생 수급 자체가 어렵다. 여기에 등록금 동결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지방 사립대학의 교육과 연구 여건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국립대 중심의 지역혁신 정책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지방 사립대학 간 경쟁 역시 심화되면서 지역 전체의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보다는 각자도생식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학 개별의 노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대학과 지역사회 및 기업이 공동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형 앵커사업 역시 그런 공동체적 협력을 촉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다행스러운 점도 있다. 최근 해양수도 완성을 위한 정책과 함께 해운 대기업의 부산이전이 시작됐고, 공공기관 2차이전과 지역 성장엔진이 될 기업들의 이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는 지역 대학의 학생 수급과 인재양성 패러다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기회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 미래 도시와 산업의 변화를 읽고, 그에 맞는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앵커센터는 그 과정에서 대학이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이자 협력자가 될 것이다”

- 그렇다면 부산형 인재양성 시스템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무엇보다 학생과 인재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과 취·창업이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체계로 완성해야 한다”

“지역에 인재를 남게 하려면 당연히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자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청년들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좋아하고, 이곳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함께 필요하다”

“부산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동남권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이자 산업권으로 보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소위 ‘뉴요커’처럼 부티 나는 부산형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안목을 갖고 지역과 세계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대학에서 축적한 지식과 경험이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대학과 지역의 새로운 기회로 돌아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지역 정주는 가능하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인재가 대학 교육을 통해 기업과 연계된 좋은 일자리에서 만족한 결과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 ‘해양수도 부산’ 완성을 위한 앵커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해양수도 완성은 부산의 중요한 성장전략이다.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지역 대학 역시 해양산업의 변화에 맞춰 인재양성 체계를 바꿔야 한다. 학문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앵커센터는 지역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이 미래 해양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남부해양수도권을 이끌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해운·물류·선박·통상 등 부산의 특화분야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 기업의 지역 대학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정부가 ‘5극3특’이라는 새로운 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부산만 따로 볼 것이 아니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해양수도권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초광역 앵커체계’가 필요하다”

- 기업과 대학의 실질적인 연계 방안이 있는가.

“부산은 금융·해양·바이오헬스케어 등 지역특화 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대학과 연구기관, 공공기관, 금융기관, 기술창업 인프라를 이미 상당 부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 자원을 어떻게 연결하느냐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기술이 대학의 교육과 연구에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조선·해양산업을 중심으로 한 종합연계형 지산학 협력모델인 ‘Open-UIC(Open University-Industry Collaboration)’를 통해 기업의 수요와 대학의 역량을 연결하는 방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산으로 이전하는 조선·해운기업 등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무엇인지 사전에 파악하고, 대학이 그 수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산업의 특성상 부산은 해양·수산과 항만물류 분야에서 상당한 연구·기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자산을 인재양성과 기업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 최근 AI·로봇 등 기술이 산업현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인재양성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산업현장에서 AI와 로봇이 생산과 업무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중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단순히 주어진 일자리에 적응하는 인재보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창업·창직형 인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간에게 주어지는 유휴 시간의 개념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의 교육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에서 어떻게 창의적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 부산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산형 앵커의 궁극적인 목표는 명확하다. 부산의 청년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고, 그 성장이 다시 부산의 새로운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성장한 인재가 부산의 기업과 산업에서 활약하고, 그 인재와 기업의 성장이 다시 대학과 지역의 새로운 기회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면 부산은 국가균형성장의 선도모델이 될 수 있다”

“부산앵커센터는 그 선순환을 만드는 과정에서 앞에 나서기보다 필요한 곳을 연결하고 돕는 소위‘심부름꾼’이 되겠다”

지난 8월부터 부산앵커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병진 센터장. 부경대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부산시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BISTEP 원장과 (주)커넥티드위즈덤 정책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센터장은 이처럼 30년 이상을 행정과 연구기관 및 산업현장을 두루 경험한 자타공히 부산의 전략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부산에 대한 진정어린 걱정과 애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조직 내에서는 공사(公私) 구분과 일처리가 명확한 프로이면서, 동시에 직원들과는 격의 없이 지내는‘대학선배’같은 리더라는 평가가 주(主)다.